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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백서/잡담

세계관이 게임에 중요한 이유 : 의천도룡기 외전

by DannyOcean 202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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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김용군협전

나는 고전 게임 중에 주기적으로 하는 게임이 몇몇 있다. 그중에 하나가 96년에 출시된 대만 게임인 의천도룡기 외전이다. 사실 내가 90년대 내 기준에 명작 RPG라 불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스토리 오브 도어' 등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했음에도 지금은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일본식 RPG의 단점인 일자 진행식으로 진행을 해서 내용을 모두 아는 것도 있고, 이미 세계관 역시 나에게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의천도룡기 외전 역시 자유도가 있지만 시나리오 순서만 바뀔 뿐 같은 내용을 그저 클리어하는 것인데, 왜 나는 지금도 이 게임을 종종 하고 있을까?

 


현재 나의 파티

게임 자체로 보면 생각보다 자유도가 높다. 주된 내용인 '십사천서'라는 김용 소설을 모아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데, 김용 소설에 나오는 내용들을 토대로 모험을 하며 14개의 에피소드는 순서에 상관없이 진행이 가능하며 내가 선한 일을 행하는 정파의 길을 걷거나 혹은 물건을 훔치는 등 나쁜 짓만 일삼는 사파의 길을 걸어도 된다. 

 

파티를 구성하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무협 인물로 채우거나 혹은 여자 고수들, 사파 인물들로 채울 수 있고, 흔히 우리가 말하는 누가누가 더 강한지를 게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요소들만 게임을 종종 즐기는 이유가 될 것인가?

 


김용소설

아마 나는 지금도 25년이 된 게임을 종종 즐기는 이유가 세계관이 제일 큰 몫은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이 게임을 위와 같은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세계관을 김용 소설이 아닌 우리가 처음 보는 세계관이었다면 나는 어릴 때 한, 두 번 정도 플레이를 하고 더 이상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세계관이 녹아 있는 데다가 게임성까지 훌륭하다면? 그리고 김용 소설 자체가 인기가 워낙 좋아서 아직도 읽히고 있거나 집에 소설책들을 소장하는 경우도 많고, 매년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면서 소설로 보면 1900년대 중후반에 나온 소설 콘텐츠들이 지금 이 시점에도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삼국지

아마 게임 중에 심심하면 볼 수 있는 삼국지 시리즈.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수많은 플랫폼으로 등장을 하는 역사소설 이야기이다. 삼국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책 내용 안에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면서 상당히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즉, 삼국지로 시작하는 영화, 게임 등은 따로 배경 설명을 하지 않아도 콘텐츠 이용자들은 쉽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익숙한 세계관으로 더 쉽게 관련 콘텐츠에 몰입을 할 수 있는 효과를 발휘한다. (오늘도 게임 시나리오 작가들은 창작의 고통을...)

 

물론 스토리나 세계관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다면 괜히 국내 기업들이 예전 IP와 세계관을 가지고 클래식이니 리마스터니 해서 굳히 낼 필요가 있을까?  

 


셰계관 하면 아쉬운 게임 검사모

지금은 접었지만 올해 상반기에 정말 열심히 플레이한 검사모. 예전 와우저로서 세계관에 빠져서 덕질을 하던 추억(?)이 있어서 일까? 검사모를 플레이하면 세계관에 대한 몰입이 너무나 아쉬웠다. 사실 검은 사막의 세계관은 따로 찾아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모바일 기기 특성상의 문제인지, 게임 자동사냥의 문제인지, 그 매력적인 세계관을 두고도 게임을 통해서는 전혀 세계관은 전달도 되지 않을뿐더러 몰입도 재미도 있지 않았다. 올해 초에 펄어비스에서 시나리오 관련 채용을 하길래 나름 흑정령의 논리적인 정체와 후반기 시나리오, 그리고 유저에게 세계관과 스토리를 몰입감 있게 전달하는 방법 등을 정리해서 지원을 했지만... 음.. 이 시나리오는 그냥 내가 써야 할 듯.

 


다시 의천도룡기 외전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세계관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재미와 익숙함을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내가 어떤 세계관에 몰입과 재미를 느낀다면 언젠가 다시 그 세계관을 찾고 싶어질 수도 있다. 내가 김용 소설의 팬이고 종종 드라마, 소설을 통해 김용 소설을 접하고 게임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위에 검사모와 와우(WOW)도 언급했지만 사실 검사모는 딱히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검사모는 머리에 남는 게 하나도 없어서 이다. 하지만 더 오래된 게임인 와우는 정말 내가 게임할 여건이 충분히 된다면 한번 돌아가 보고 싶다. 다시 한번 와우만의 대서사시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리니지1

단, 여기서 세계관은 게임 내에서 설정된 것일 수도 있다라고만 정의를 내리면 안 되고 더욱 확장을 해야 한다. 아마 싫든 좋든지 간에 리니지란 게임은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이다. 물론 게임 내에도 세계관과 설정이 있지만 여기 세계관에 관심이 없어도 유저 혹인 길드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도 유저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클래식이든 리마스터 등이 출시되면, 과거에 그 게임 속 세계에서 유저 자신들이 플레이하면서 구축한 세계관에서 즐거움과 몰입감이 떠올라서 다시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국내 게임사가 과금 위주의 BM를 운영하는 건 유저에게 즐거움과 몰입이 아닌 과금의 피로도만 느끼게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내가 철 지난 데드 스페이스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바이오쇼크의 해저도시와 엘리자베스를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에 빠져 든 것도 매력적인 세계관이 있어서 시대를 막론하고 찾아서 그 콘텐츠들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때론 콘텐츠 제작에 시나리오 작가가 세계관을 만들기도 하고, 다중접속 게임의 경우 유저들만의 이야기를 세계관으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즐기는 세계관이 많을수록 당신에게는 조금이라도 하나 더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니 오늘 한번 내가 좋아했던 영화 시리즈나, 소설, 게임 등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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