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백서/잡담

나에게 90년대 중반 PC게임은..

by DannyOcean 2021. 6. 28.
반응형

교육, 최첨단, 정보화, 당시 컴퓨터 이미지 

<정확히 게임 이야기보다 저의 개인적인 그 시절 이야기를 적은 것이니 참고 바랍니다.>

 

나는 어릴 때 콘솔 게임기를 가져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용돈을 모아서 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슈퍼 패미콤이나 메가 드라이브를 가진 친구들이 게임 이야기를 할 때면 늘 부러웠고 나는 가끔 게임 잡지 한 권 정도 사서 몇 달을 읽으면서 갈증을 풀곤 했다.

 

그런데 94년도 추석 이전에 어머니가 앞으로 말 잘 들으면 486 컴퓨터를 사주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집 형편도 어려웠는데, 게임을 너무 하고 싶어서 어머니에게는 마음에도 없는 대답만 '네!' 했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으로는 200만 원 정도 주고 산 걸로 아는데, 기억이 잘못되었나 싶어 구글을 찾아보니깐, 90년대 컴퓨터 가격이 장난이 아니더라...

 


삼국지 무장쟁패 1 : 조운 vs 하후돈

어렸을 때부터 게임기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기도 했고, 게임이라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486을 사고 나서는 자제력 마저 잃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했다. 결국 부모님이 컴퓨터는 부모님 방으로 옮겨지고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만 하는 통제령 까지 내려졌다. 그래서 부모님이 어디 모임 같은 데 가시면 무조건 컴퓨터를 켜고 컴퓨터 게임만 한 것 같다.

 

당시에는 처음 샀을때 대리점 기사님이 삼국지 무장쟁패 1, 피와 키티, 제논. 이 3가지를 설치해주셔서 이중에 무장쟁패는 정말 많이 플레이한 것 같다. 얼마나 플레이를 했으면 최약체인 조조로도 엔딩을 볼 정도로 했으니 말이다.

 


M도스 (Mdir)

당시에는 윈도우 체계가 아닌 도스 기반의 운영체제를 사용했고 그때 M이라는 걸 사용을 했었다. 반에 컴퓨터를 좀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Mdir을 설치해주었고, 486이 끝까지 하는 날까지 저 화면만 계속 보면서 컴퓨터를 사용했다. 이렇게 설치하면서 5.25 디스켓을 가지고 와서 게임을 설치해주곤 했다.

 

지금에는 불법이지만 당시에는 게임들을 복사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잘못된 행위인 줄도 몰랐고, 당연하게만 생각했다. 이러면서 집에 컴퓨터 안에는 게임들이 차곡차곡 쌓여갔고 늘 시간이 날 때마다 플레이를 했다. (지금은 스팀이나 에픽게임즈에서 돈 내고 게임 구매해서 플레이합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1

그러면서 94년도 겨울에 처음으로 RPG라는 걸 해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걸 무슨 재미로 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스토리, 성장, 파티 등 판타지 모험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엄청 빠져들었다. 아마 이때부터 세계관, 스토리 덕후의 시작임을 알리는 것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 주변 친구들 중에 콘솔로 RPG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등 명작들이 즐비했지만 제일 큰 문제인 언어의 장벽으로 저걸 공략집도 없이 끈기 하나로 플레이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단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어스토니시아가 지금 보면 엄청 잘 만든 게임은 아니지만 한글화 이 하나만으로도 몰입감 있게 했지 않았다 싶다. 아무튼 이때부터 RPG 매니아가 된 것 같았다.

 


삼국지3

RPG 장르에 빠졌다고 해도 당시 PC로 발매된 RPG는 드물었다. 어스토 이외에도 지난번에 포스팅한 이스 2 스페셜, 프로토코스, 여신 이야기 등 여러 게임들을 찾아서 했지만, 대부분 일본식 RPG 영향을 받아서 한번 클리어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해당 게임에 버그가 발생하면 엔딩도 못 본체 그냥 손을 놓아 버리곤 했다. 그러다가 나에게 있어 최악의 악마 게임을 만났다.

 

삼국지 3

95년도 봄에 이 게임을 만났는데, 내 남은 중학교 시절은 이 게임밖에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고 지금 내가 돌이켜 봐도 심각할 정도로 빠져들었다. 이 게임을 인해 안 그래도 공부를 못 했는데, 여기서 부터 학업 수준이 정체되고 더 이상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만큼 재미있게 했고, 시기별로, 영웅들도 다 한 번씩 해서 통일하거나 대륙을 가지고 노는 등 고인물 수준의 플레이를 했다.

 

사실.. 한 달 전인가? 예전 생각이 나서 도스박스를 설치하고 삼국지 3를 해봤는데, 지금 해봐도 재미있고, 그때 그 시절이 떠올랐다. 너드가 말했던가? 올드한 것과 고전의 차이는 올드한 건 나중에 하면 재미없고, 고전은 나중에 해도 재미있다고 말이다.

 


프린세스 메이커 2

위에 게임 말고도 당시에 나온 명작 PC게임들은 한 번씩 다 해본 것 같다. 프린세스 메이커 2도 엔딩을 꽤나 보고, 삼국지 영걸전도 최종 멤버만 키워서 한 방에 깨고, 그러고 보니 당시에 삼국지 관련해서도 게임이 많이 나온 듯하다. 둠 시리즈, 헤러틱, 대항해 시대 2, 심시티 2000, 탄생, 망국 전기, 하드볼, 천사의 제국.. 당장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많은 게임들로 많은 모험과 여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었다.

 

토요일 방과 후에 친구가 빌려준 디스켓이 있다면 엄청나게 설렌 마음과 함께 하교해서 집에 가서 복사를 한 뒤에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그 당시 게임들도 재미가 있지만 그때의 그런 즐거움이 종종 생각이 난다.

 


마이컴 9웧호

아마 이 마이컴 9월호가 95년도 버전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이유가 부록으로 게임컴을 주었는데 이때, 이스 2 스페셜 공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중고등학교 시절에 486을 가지고 게임에 대한 추억들을 만들겠지만 다음 펜티엄급이 나오고는 더 이상 새로운 게임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디스크에서 CD 매개체로 넘어갔었고, 이때부터 나오는 게임들은 당연히 486으로 돌릴 수가 없던 것이다. 부모님께서 486을 사줄 당시에만 해도 엄청나게 무리해서 구입을 한 것이라.. 팬티엄을 가지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결국 쌓아 놓은 게임들을 모두 한 번씩 플레이하면서 486의 황혼기를 맞이했고,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가끔 주말이나 방학 때 486 PC로 삼국지 3나 하는 정도였지 이성에 빠져 살아서 게임을 좀 멀리 한 것 같았다. (당시에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게임도 안 함.) 

 


이번 포스팅을 쓰면서 학창 시절 게임에 대한 설렘이 생각이 많이 났다. 진짜 지금 보면 별거 아닌 그래픽에 게임성인데도, 그저 게임이라면 다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늘 토요일 방과 후에 집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던 것이 생각나고, 디스켓을 들고 친구 집 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을 가지고 올 때 등 사소한 것들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것 같다. 오랜만에 당시 나만의 게임 감성을 생각나서 인지 이번 포스팅은 좀 여운이 남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