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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백서/잡담

메이플 스토리 확률 사태 :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

by DannyOcean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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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의안정보시스템 계류의안

 

작년 12월 14일에 게임 확률에 대한 개정법률안이 제출되면서 최근 몇 달간 게임계에 많은 이슈들이 발생했다. 그중 최근 이슈 중에 하나인 넥슨. 넥슨은 확률에 대한 공지와 대안을 올릴 때마다 해결되기는 커녕 왜 자꾸 문제가 커지는 걸까?

 

<본 글은 오로지 개인 뇌피셜에 근거해서 쓴 글입니다. 실제 넥슨의 게임 운영과 입장에 대한 기준과 무관하니, 일개 소설로 보시고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지금은 분노와 허탈감이 가득한 게임이다.

 

이번에 일어난 일을 대충 정리해보자.

1. 메이플은 유저 간 아이템 거래(현금의 가치가 있음)가 가능하다.

2. 메이플 내 아이템의 희귀도, 수요, 공급에 다라 시세 경제가 형성되어 있다.

3. 21년 2월 18일 "아이템에 부여되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 되게 수정" 공지

4. [추가옵션, 어빌리티 오류 보상 안내]로 인한 소비자 폭발!!! 기업과 소비자 신뢰는 깨짐.

 

확률을 수정한게 얼마나 대수야?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진짜 충성고객의 입장에서 8년 동안 기업이 구축한 확률 부여 시스템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플레이 시간과 노력, 재화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후에 보상안 이라고 내놓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지금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는 많이 깨진 상태이다.

 

위의 내용과 더불어 트럭시위, 변동 확률 등은 많은 유튜버나 블로거가 다뤘으니, 나는 조직적인 관점에서 일반 기업에도 일어날 법한 것을 다뤄보겠다.

 


 

출처 : Freepik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과연 예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문제는 몰랐을까? 이렇게 공지를 올리고 대안을 올리면 유저가 어떻게 나올지 과연 몰랐을까? 

 

1. 기업과 실무자의 입장, 암묵적인 업무수행

 

먼저, 게임회사를 떠나서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 특히 실무업무를 하는 분들은 분명 이렇게 진행하면 안 될 것인데, 임원진이나 중간관리자가 진행을 하라고 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업무의 경우, 개선을 해야 하지만 급하게 처리해야 할 실무업무가 많거나 임원진 입장에서는 별일 아니라는 생각으로 계속 미루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되어간다. 조직 구성원은 문제점에 대해 피력을 해보지만, 어째튼 조직원은 급여를 받는 입장이고 결국은 기업의 운영 방침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 게임 확률에 대한 문제점은 아마 개발진이나 기획을 하는 실무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분명 일부 구성원은 언제가 부메랑이 될 이 문제점에 대해 제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매출과 연관된 핵심 BM를 건드리는 것이라 어떤 누구도 강하게 제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솔직히 기업 입장에서도 이익을 내서 기업을 운영하고 직원들 급여도 주고 해야 하는데, 지금 눈 앞에 접근성이 좋은 확률형 BM 매출이 있는데, 굳이 신경을 쓰기나 할까?

 


 

구성원과 경영진의 업무 이해도 GAP

 

2. 기업과 실무자 간의 업무 이해도 차이

 

임원진과 실무자가 바라보는 시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실무자의 경우 한 파트의 업무를 맡으면서 집중하는 반면, 임원진은 더 넓게 포괄적인 시점을 여러 가지를 체크하면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임원진은 한 파트의 업무에 대해 실무자보다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일부 임원들이 실무자의 업무에 까지 세세하게 관여를 하면 제대로 된 실무 업무는 수행이 될 수없을뿐더러, 이번과 같이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된 상황에서 실무 업무를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응대를 하는 것이다.

 

분명 실무자들은 현재 고객들에게 어떤 문제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이런 보상을 해야 한다고 보고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원진은 자신들의 경험과 경영 마인드로 솔루션을 제시했는데, 이 솔루션과 고객이 원하는 것과 차이가 크면 문제는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이건 게임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도 임원진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경우도 있기도 하다. 

 

일명, 대안이나 솔루션이 고객으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 기업의 입장에서 시작되어서 잘 해결이 되면 좋겠지만, 안 되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포드 V 페라리 : 캐롤 셸비가 지적한 포드사의 서류 보고

 

 

3. 기업의 운영 체계

 

사실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은 단순 임원과 실무진의 원활한 소통, 고객의 정확한 니즈를 파악을 해도 기업 간의 내부 규정이나 보고 체계, 운영 방침 혹은 내부 정치적 이익에 따라 문제가 악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무자의 업무가 권한은 없는데, 책임만 부여하는 위치에 있다던지, 심각한 문제에 대해 보고를 했지만, 단순하지 않는 보고 절차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던지, 아니면 인사 고과에 무언가 미치는 것이 있어 이득을 따져보니 차라리 문제를 놔두는 게 이익이 될 수도 있는 상황들이 있다.

 

영화 '포드 v 페라리'에서 페라리에게 자꾸 패배하자 헨리 포드 2세는 캐롤 셸비를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평소 포드사의 보수적인 운영과 정치질까지 눈치를 보면서 팀을 운영해온 캐롤 셸비는 포드 2세를 만나기 전에 기다리면서 본 것을 말한다. '밖에서 앉아 기다리면서 보고 받는 서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지, 저 서류처럼 최소 4명의 검토를 받고 22명를 거치는 방식으로 절대 포드가 승리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일반 상품 판매와 다른 게임 서비스

 

분명 일반적인 상품과 게임 서비스의 산업은 다르다. 하지만 기업은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그 상품의 가치를 지불한 뒤에 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원리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 게임을 만들면 유저는 그 게임의 가치에 준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게임을 즐기는 금액이 정상적이라 보는가? 그리고 그 게임의 가치를 지불한 유저는 일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처럼 고객 대우를 받고 있는가? 

 

그저 유저들은 온라인 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랜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과 세계관, 애정 어린 나의 캐릭터를 쉽게 버릴 수 있을까? 예전과 달리 불법 복제해서 공짜 게임을 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즐거움을 느끼는 가치에 응당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유저들도 많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에 조직적인 관점의 문제점 = 넥슨이 절대 아니다. 그저 일반적인 조직 관점에 대해 적은 것이다. 하지만 위에 조직적인 관점은 조직 내부 사정이니 소비자 사정은 아니다. 그래서 기업 사정이 어찌되었던 간에 일반 상품의 경우 대체체가 있으면 다른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게임 소비자들에게는 자기가 플레이하는 게임의 상품 대체제가 없고 이에 대한 애정도 있어서 떠나기가 힘들다. 정말... 그저 유저들은 게임을 즐기고 싶은 건데, 언젠가 부터 개인이 가진 경제력에 따라 게임 내 위치가 변하고 콘텐츠를 누리고 하는 비상식적인 것들을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하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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