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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한끼

허세와 집착, 과대 평가 : 호포로 정화하기

by DannyOcean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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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가지고 싶던 차 미니

내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외식업을 하시면서 잠깐 크게 돈을 번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건강으로 인해 식당을 기울어져 갔고 이때부터 집안이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20대 초반부터 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주식을 공부하고 한창 이때 재테크가 유행하면서 '10년 안에 10억 모으기.'같은 모임도 가입해서 열심히 참석하곤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름 그래도 공부도 하고 활동도 열심히 했는데, 문제는 젊은 나이에 욕심이 많다 보니 나도 남들에게 무언가 자꾸 자랑을 하고 싶었던 심리가 들기 시작했다.

 


싸이월드

그러면서 싸이월드가 나오면서 내 개인 홈페이지만 잘 꾸며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남들이 알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는 이때부터 남들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사진이나 글도 남들이 보기에 답글이 많이 달릴 수 있는 글을 남기고,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사진들도 많이 올리곤 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로 유치한 문체와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당시에는 이게 나를 멋지게 보여준다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싸이를 했고, 늘 처음 만나는 사람과 싸이 주소를 교환해서 내 홈피에 대해 피드백을 받은 것을 무척 좋아한 듯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집착을 한 것이다.

 


페이스북의 시대

외국 친구들이 페이스북을 모두 하길래 나 역시 2006년부터 시작을 했지만 당시에는 국내에서는 싸이가 대세였고, 2010년에 아이폰 3을 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당연히 여기서도 나는 보여주는 삶에 집착을 했다. 해외에 나갈 때는 로밍까지 해서 실시간으로 여행하는 글을 올리고 좋아요와 답글 역시 실시간으로 확인을 했다.

 

나는 내 삶이 멋지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 자체가 정말 바보 같은 것이고 형편없는 것이다.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리플리 증후군처럼 없는 말까지 막 지어낼 단계까지는 아니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현실은 외면한 채 SNS 플랫폼을 위한 삶을 살았다.

 


영화 '온다'의 좋은 아빠에 집착하는 주인공

일본 호러 영화인 '온다'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가정사를 포스팅을 한다. 그 블로그에서는 정말 다정하고 행복한 아빠로 자신을 드려내고 있다. 다만 현실에서는 아내가 다른 일로 손이 없어서 애기 기저귀 좀 갈아달라고 하지만 남편은 그대로 외면하고 블로그에 있는 가족의 모습만 이야기를 한다.

 

만약 남편이 블로그에 외식하는 글을 올리고 싶으면 아내가 정성스레 저녁을 준비해도 무조건 나오게 해서 외식을 하는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는 등 오로지 블로그를 위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현실을 무시하고 SNS를 위해서 살았던 것이다. 

 


나에겐 계획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점점 SNS를 위한 삶을 살아보니 현실 속에 있는 나 자신이 조금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최대한 내 주변 환경을 멋지게 포장해서 SNS에 올렸지만 실상 현실은 그냥 평범하다 못해서.. 나중에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SNS 위주의 삶은 내가 특별하다고 착각을 하게 만들었고, 그리고 점점 내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시작했다.

 

이직을 하는데도 능력과 경력도 안 되는 것이 웬만한 작은 회사 따위는 성에 차지도 않았다. 결국 나는 허세와 SNS의 집착, 나 자신의 과대평가의 삼대장으로 인해서 나 능력 이상의 욕심을 과하게 부리면서 인생의 밑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몇 해 전, 죽고 싶을 만큼의 절망 속에서 나는 호오포노포노를 만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이 나 젊은 시절에게 너무 미안할 따음이었다. 온전한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애정과 사랑을 쏟아부어도 부족할 판에 SNS에 내 마음을 쏟아부은 것에 정말 미안했다.

 

나 자신은 나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 차리고 나아가자고 했지만 영화 '온다'의 남편처럼 아내와 아이를 외면하고 블로그에만 집중한 것처럼 나 역시 내 본심이 말하는 것은 듣지 않았다. 아니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비워내기

호오포노포노를 시작한 지 4년 정도가 되어 간다. 내가 정화를 하면서 제일 많이 내려놓을 것이 남들에게 보여주는 삶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20대부터 그렇게 살았던 지라 쉽게 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SNS도 점점 뜸해지고 남들과 대화를 할 때 과시하는 등의 이야기는 삼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 이런 집착과 허세,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기억이 재생이 된다. 최근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서 좋아요에 집착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그냥 내 무의식을 향해 미소를 짓고 정화를 했다. 사실 거하게 허세를 부리고 싶긴 하다. 

 

이렇게 집착, 허세, 과대평가가 완벽하게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호오포노포노를 하면서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에 대해 점점 알아차리게 되어가고 이때마다 정화의 문구를 외우곤 한다. 아마 이 기억은 계속해서 끊임없지 재생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조차 고마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 기억이 재생됨을 알아차리는 순간 난 한 번이라도 더 정화를 할 수 있으니깐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오분 정도만 나를 한번 돌이켜 보자. 나에겐 SNS의 집착이었지만 아마 다른 무언가를 하나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기억의 재생이 무엇인지 알게 된고 이 기억이 재생이 될 때마다 정화를 하게 된다면 아마 이전보다 저 자유롭고 평온한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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