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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스톡사진을 모두 내린 이유

by DannyOcean 202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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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본 글은 최근에 스톡을 하면서 푸념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포스팅입니다.>

5월 1주차의 나의 마음

5월 초에 나는 내가 올린 스톡 사진들을 모두 내렸다. 게티 이미지의 아이 스톡의 경우에는 삭제조차 되지 않아서 엄두도 못 내고, 픽스타의 경우에는 한 달 뒤에 삭제되는 것이라 삭제 신청만 해 놓은 상태였다. 사실 많이 허탈했다.

 

그럴만한 게 1월 중순부터 4월 중준까지 3개월 동안 정말 기존에 나의 외장하드에 잠자던 여행 사진들도 열심히 올리고 나름 돌아다니면서도 열심히 찍어서 올렸기에.. 이 노력과 시간이 그냥 다 허망하게 날아갔다고 생각하자 그냥 힘이 빠지는 것이었다. 왜 나는 열심히 찍어 올린 사진을 모두 내렸을까?

 

올해 초에 나름 돈 좀 벌었다는 유튜브나 블로거들을 통해 그들이 말한 스톡 사진 노하우를 적어 볼 테니, 갓 스톡에 입문한 분들이 한번 참고 삼아 읽어봤으면 한다.  

 


평생 억대 연봉을 만들 수 있다.

TIP 1. 사진 한 장으로 억대 수익을 낼 수 있다. 

어떤 스톡 전문가(?)는 사진 한 장이 억대 수익을 벌어다 준다고 하고, 어떤 유튜버는 나뭇잎 사진만 찍어서 20억 넘게 번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 스톡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 행복 회로 단자를 넣어준다. '와~ 사진 한 장을 억대를 번다고? 그럼 나도 해봐야지!' 하면서 한번 해보고자 한다.

 

억대 수익을 낸 사진 한 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수백 만 장의 스톡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는 사이트에서 남들이 찍지 않은 사진 중에 스톡 시장이 정말 필요로 하는 사진이 과연 무엇일까? 이미 이런 사진들은 스톡을 전문으로 하는 거대한 기업에서 나름 시장조사와 축척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시장 니즈에 맞는 스톡 사진들을 한 장씩 만들어 낸다. 

 

그런데 스톡에 1도 관심 없다가 오늘부터 시작한 당신이 얼마나 치밀하게 시장분석을 하고 니즈에 맞는 소재를 찾아낼 것이며 설령 찾더라도 특별한 촬영 기술이나 세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장에 통용될만한 사진의 퀄리티를 뽑아내기 위해, 스톡을 취미로 하는 개인이 어떻게 사진에 담을 것인가?   

 


(왼) 동생이 찍은 사진 vs (오) 다른 작가 사진

TIP 2. 여러분의 휴대폰과 외장하드 안에 있는 여행, 풍경 사진 다 올리세요.

이런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톡 사진으로 돈을 버는데, 이 사람들과 여러분의 차이는 스톡 사이트에 올리고 안 올리고의 차이입니다! 그럼 이제 이 강의 듣고 나면 뭐해야겠어요? 여러분들 휴대폰에 있는 사진들 다 올리세요!!!"

 

이 말이 맞긴 하다. 스톡 사이트에 올려야지 돈을 버니깐... 그래서 휴대폰에 어차피 놀고 있을 사진을 스톡 사이트에 올릴 것이다. 그래서 제목 달고 키워드 달아가면서 한 장씩 올릴 것이다. 자 그런데 여러분들 설마 이렇게 올린 사진이(보정조차 하지 않은..)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스톡 사진은 엄연한 상품이다. 같은 가격의 상품이라면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을 사지 않겠는가?

 

위의 사진을 보자. '벚꽃' 키워드로 동생도 한번 스톡을 해보겠다고 찍은 사진이 왼쪽이고 오른쪽은 셔터 스톡에 올라온 벚꽃 이미지 사진이다. 만약 여러분이 고객이라면 같은 가격에 어떤 사진을 사겠는가? 

 

그리고 이미 풍경, 여행 사진은 전문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아주 멋진 사진들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이미 이쪽 장르의 사진은 포화상태이다. 만약 내가 풍경, 여행 사진을 올릴 것이라면 이 전문가들과 경쟁은 물론 엄청나게 특별한 키워드나 컨셉을 담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 수익을 투자상품으로 만든 뮤직카우

TIP 3. 사진의 저작권은 사후 70년까지 보장된다.

그래 맞는 말이다. 사진 저작권자는 사후 70년까지 보장이 되니 말이다. 그러니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 상속도 가능하니 스톡 시장에 무조건 뛰어들어라!!'라고 엄청나게 매력적인 수익 구조를 말한다.

 

자~ 내가 뮤직 카우를 4월에 수익을 내고 나와서 더 이상 쳐다보지는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지금 내가 보유한 참여 청구권 음악이 50년 이후에도 듣고 있을 것인가?이다. 계속 멋진 음악은 나올 것이며 점점 내가 보유한 곡들의 저작권료는 줄어들 것이다. 지금 50년 전에 노래인 1971년에 나온 노래 중에 얼마나 유튜브나 스트리밍, 노래방에서 재생이 될까?

 

오늘 내가 정말 멋지게 찍은 스톡 사진이 있지만 아무리 멋지게 찍어도 과연 이 사진이 짧게 20~30년 뒤에도 남들이 구매할 매력적인 사진일까?

 


 

스마트폰으로 인해 DSLR은 필요없다?

TIP 4.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가 얼마나 좋은데!!!

스마트폰 카메라로 말하면 10년도 채 되지 않아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간혹 스톡 사진을 전문적으로 한다고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는 DSLR급까지 다 쌈 싸 먹어서 그냥 스마트폰으로 하라고 말한다.

 

내가 모두 사진을 내린 제일 큰 이유가 이것이다. 내가 스톡 사진을 한다고 하자 아는 디자이너분이 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확인해 주었는데 모든 사진이 실제 작업용으로는 못 쓴다고 했다. 사진 100% 확대 시 일반 선예도, 색수차, 왜곡, 노이즈 등의 갭(Gap)으로, 엄밀히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엉터리 상품이라는 평을 듣기까지 했다. 

 

먼 훗날, 미래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발달했다 해도 하이엔드급 콤팩트까지 일뿐, 이미지 센서 크기나 렌즈 등으로 전문 카메라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일반 풍경 사진

 

TIP 5. 사진은 최대한 많이 올려야지 수익을 냅니다~

스톡은 어떤 사진이 팔릴지 모르니 다다익선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올린 사진들이 위와 같이 흔한 풍경이나 여행 사진들로 주를 이룬다면 딱히 사진 수량 대비 수익이 비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에 올리는 사진 한 장 한 장의 퀄리티가 모두 상당한 수준이고 어떤 컨셉에 맞는 포트폴리오가 구성이 되어 있다면 많이 올릴수록 좋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진 수량과 수익이 비례한다고 생각하고 막 찍어도 되는 여행, 풍경, 일상 사진들만 잔뜩 업로드를 해도 그냥 나의 포트폴리오만 심각한 오염이 될 것이다. 100장을 올리니 1장이 팔리니깐, 10,000장을 올리면 100장이 팔린다는 단순 계산은 하지 말자.

 


최근에 구독한 포토샵

TIP 6. 보정? 합성? 누끼 사진이 무엇인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어이가 없었다. 유튜브 영상 댓글 중에 돈이 없는데 포토샵을 결재해서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그 스톡 전문가(?)는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들이 다 자체 보정을 해주니깐, 그냥 잘 이쁘게 찍어서 올리라고 한 답글을 본 기억이 난다. 게다가 누끼 컷을 따는 질문도 했는데, 누끼가 무엇인지 모르는 듯한 전혀 다른 답변을 한 것도 기억이 난다.

 

나는 그래도 무료 편집 프로그램을 하나 써서 밝기나 대비 정도만 조정하고 사진들을 올렸고 딱히 편집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팩트만 말하면 한 마디로 사진 편집 프로그램은 필수 오브 필수다. 보정은 당연히 기본인데 이 보정도 제대로 하려면 오랜 기간 동안 보정을 해야 실력이 늘며, 엄청나게 자연스러운 합성과 누끼 사진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촬영된 사진 원본이 요리라고 한다면, 편집 프로그램은 그 요리를 멋지게 스타일링을 한 뒤에 아주 현란하게 포장을 해서 고객에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들이 잘 포장된 제품을 선택하는 건 당연하기에 포토샵은 키워드와 더불어 스톡 사진에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출처 : 자유경제원

TIP 7. 국내에는 스톡 전문가가 없어 빨리 시작하면 월 고수익 보장이 된다. 

아마... 이게 제일 X소리 아닐까 싶다. 이건 뭐.. 애초 해외 사이트에 사진을 한 장이라도 올려봤으면 해외에서는 많은 스톡 작가들과 기업들이 활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경쟁도 상당히 치열하다. 대부분 돈을 버는 이들은 전문작가나 스톡 전문 기업들이다.

 

내가 취미도 하겠다고 해도, 시장에 부합하는 스톡 사진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스톡 사진을 올리다고 해도 고수익으로 이어질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 지금도 스톡 시장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유입되고 있다. 이제 스톡은 사진의 영역에서 영상, BGM의 영역까지 확장이 되었다. 이는 스톡 시장에 더욱 전문 기업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해본다.

 

스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분이라면, 게다가 사진도 하나 모르는 상태라면, 몇 달 안에 고수익으로 연결시킬 것이라는 희망 회로는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3개월 동안 스톡 전문가(?)들로부터 내가 알게 된 일곱 가지의 팁을 엄청나게 집중해서 스톡 사진들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해외 스톡 사이트들을 뒤지고 관련 글들을 보면서, 국내에 스톡 노하우로 공개한 사람들은 그냥 조회수만 뽑아 먹는 것 느낌이 물씬 들었다. 국내에 있는 스톡 관련 책도 있어 구해서 읽어보니 딱히 별 내용도 없는 책이었다.

 

3개월 동안 스마트폰으로 나름 위의 노하우를 가지고 올린 사진이 수익이 없지는 않았다. 진짜 적은 금액이지만 매월 수익도 조금씩 늘었다. 그런데 스톡에 대한 시장과 현실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에 적합하지 않은 사진들(3개월간 찍은 사진 + 예전 여행 사진들)을 모두 내리고, 요즘은 카메라와 포토샵, 스톡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스톡 사진으로 큰돈을 벌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기존 전문 작가와 기업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고, 새로운 전문 작가들도 계속 유입이 되는 곳이 스톡 시장이다. 게다가 "외장하드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사진 + 여행, 풍경, 일반 사진 + 스마트폰" 이 조합으로는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위에 내용은 순전히 내가 느낀 점을 적은 것이다. 아마 전문적으로 스톡을 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진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스톡을 시작해서 3개월 차에 정말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본 것이다. 그저.. 이 글은 스톡 초보가 푸념하는 것으로 재미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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