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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사전/인물

내가 바라보는 슬래셔물의 이야기

by DannyOcean 2021.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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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슬래셔물은 상당히 매니악한 장르이다. 공포영화의 한 카테고리이며 살인마가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인을 하는데, 총보다는 주변 연장(칼, 도끼 등)을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먼 훗날에는 쏘우라는 작자로 인해 살인 스킬이 상당히 예술의 경지로 진보하게 된다. 

 

사실 슬래셔물은 악령, 괴물과는 달리 인간이 악의 축에 서있고, 당연히 그 인간의 능력은 정상적인 범위에는 있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피지컬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면 무조건 닥돌 하는 것 같지만 나름 주변 환경이나 도구를 통해서 인간 사냥에 특화된 지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초격인 작품 텍사스 전기톱 학살 (1974)

부흥기

얼마전에도 포스팅한 래더페이스가 주인공인 <텍사스 전기톱 학살 (1974)>이 아마 슬래셔물의 시작점을 알리는 작품이지 싶다. (이전에도 시조 격 작품이 존재하긴 한다.) 이때부터 '가면을 쓴 살인마'가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할로윈 (1978)>에 이르러 젊은 사람들을 노리거나 여주인공이 하나만 살아남는 등의 클리셰가 점점 굳어지는 듯했다. 

 

80년대에는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와 <나이트메어 시리즈>가 양대 산맥을 이루면서 큰 인기를 몰았는데, 당시 국내 최고의 호러물인 전설의 고향에서 처녀귀신만 보다가 말도 안 되는 피지컬을 가진 살인마들의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야말로 충공깽을 선사했다. 

 

이후 90년대에는 <스크림 시리즈>에서 고스트페이스를 탄생시키며, 프레디 크루거처럼 악령의 계보를 잇는 처키가 활동을 하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가 흥행하게 된다. 2000년대에는 당연히 살인을 예술의 단계로 승화시키려는 미친 살인마 <쏘우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더욱 잔혹함과 고도의 지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슬래셔물의 쇠락?

쇠락기

2010년 대에 이르러서는 클리셰 비틀기로 코믹 슬래셔물이 쏟아져 나온다. <데스데이 시리즈>가 그나마 인상 깊게 본 것 같았지만 이 클리셰 비틀기마저도 클리셰가 되어버린 점점 사양세를 타고 있다. 아마 슬래셔물이 점점 사양 장르도 되어 가는 이유가 80~90년대만 해도 난도질 식의 살인이 엄청나게 자극적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살인 사건이라는 이슈가 가벼워진 것과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가 널리 알려지면서 컴퓨터 CG나 특수분장을 잘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슬래셔 장르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클지도 모른다. 

 


악마를 보았다.

국내 슬래셔물

사실 국내에서는 슬래셔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제일 떠오르는 건 <악마를 보았다 (2010> 정도인데, 당시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나서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깐, 해외 살인마들은 어릴 때부터 보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반면, 한국의 살인마는 왠지 무의식적으로 용서가 안 되었고, 해서는 안 되는 철저한 민족 이기주의로 인해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아마 국내에서는 슬래셔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스크림 (1996)

슬래셔물 클리셰

  • 정체불명의 살인마는 늘 가면을 착용한다.
  • 천천히 걸어가지만 늘 피해자들을 따라잡는다.
  • 마약, 성관계를 가지면 살인 1호 대상이다.
  • 특히 젊은 청소년들 역시도 살인 1호 대상이다.
  • 유색 인종은 제일 먼저 아웃될 가능성이 높다.
  • 살인마는 인간의 피지컬을 넘어섰고, 다음 작품에서 살아 돌아온다.
  • 늘 파이널 대결은 살인마와 여자 주인공으로 마무리한다. (일명 Final Girl)

헬레이저 시리즈

아마 새로운 형태의 슬래셔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장르는 매니아만 보는 걸로 끝이 난 것 같다. 2000년부터 2010년 초반에 유행한 파운드 푸티지처럼 말이다. 예전에나 엄청나게 충격스러움과 자극을 보여준 슬래셔물이지만 지금은 신문기사나 뉴스를 보면 정말 예전 살인마 주인공들이 의문의 1패를 당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실제 사건들을 접하니 말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더 자극적인 사건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가 되었고, 촬영 기법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더 이상 미지의 세계 아닌 장르가 되어버려서 더 이상은 정통 슬래셔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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