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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사전/인물

홍콩할매귀신

by DannyOcean 202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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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제가 알고 있는 대중 매체를 바탕을 만든 허구이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홍콩할매귀신

나에게는 지금까지도 습관에 영향을 미친 귀신이 한 명(?)이 있다. 일명 '홍콩할매귀신'. 초등학교 때 홍콩할매귀신이 유행을 한 적이 있다. 홍콩할매귀신은 동네마다 설정이 조금씩 달랐고, 우리 동네의 경우 잠을 잘 때 발을 내놓고 자면 그 발을 잡아서 데리고 간다고 했다.(정확히는 발톱을 보이면 안 되는 거였다.) 덕분에 성인이 된 지금도 잠을 잘 때 발 쪽은 침낭마냥 돌돌 말아서 자곤 한다. 심지어 여름에도 말이다.

 


홍콩행 비행기

기원은 이러하다. 홍콩행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할머니가 비행기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때 데리고 가던 고양이의 혼과 할머니의 혼이 합쳐져서 귀신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후 반인 반묘가 된 홍콩할매귀신은 초등학생(당시에는 국민학생)을 납치해서 살해를 했다고 한다.

 

일단 대한항공 사고 관련 내용들을 찾아보니, 홍콩행 비행기 중에 추락 사고는 찾을 수 없었다. 89년도 12월 23일에 편명, 목적지 등 불명으로 된 대한항공 434편 추락사고가 있긴 한데... 설마? 는 아니겠지.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면 당시 어린이 유괴사건도 빈번했고, 각종 유해업소(어린이 유해업소라 해봤자 오락실이나 만화방임.) 아이들이 가지 못하게 홍콩할매귀신 괴담을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 서울 남부지역 일대에서 홍공할매귀신이 아이들을 납치한다고 하고 당시 아이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진짜가 아닌 거 같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눈만 쳐다봐도 죽인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이 뉴스에서도 어린이 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어른들이 이런 소문을 퍼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당시에 길거리에서 형들이 아이들에게 금품을 뺏고 폭력까지 휘두르는 게 정말 빈번했다. 나 역시 어릴 때, 하굣길에 으슥한 골목길로 가다가 형들한테 걸려서 겁 없이 맞서서 욕하다가 죽도록 얻어맞고 돈은 다 뺏긴 적이 있었다.

 


반인반묘 할머니

홍콩할매귀신의 능력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100미터를 10초 내로 달리는 스피드를 가지고 있어서 도망쳐도 소용없다.

2. 정체를 숨기고 아이에게 질문할 때 마지막 문장에 '홍콩'을 붙이면 살아남을 수 있다.

3. 손톱 검사를 해서 손톱 때가 껴있으면 죽인다. 이때 손가락을 구부리는 센스를 발휘하면 살아남는다.

4. 창문 밖에서 이름을 부르면 절대 내다보면 안 된다. 창문을 열면 당연히 살해당한다.

5. 집 주소를 물어보면, 당연히 찾아오기에 알려주면 절대 안 된다.

6. 화장실 4번째 칸으로 들어가 숨으면 죽는다.

7. 전화벨이 4번 울리기 전에 받으면 죽는다.

 

의외로 3~5번 항목은 당시 어른들이 아이들 보고 조심하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설정 같고 나머지는 귀신 특성상 숫자 4자를 넣거나 귀신 특유의 능력이 소문으로 퍼진 것 같다.

 


당시 홍콩할매귀신의 영향력

정말 당시에 어린이들에게 홍콩할매귀신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어린이 기준으로는 부모님과 친구들, TV, 잡지라는 매체에서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접할 수 있었다. 어떤 소문을 들으면 당시에는 검증을 할 수 없었고, 친한 친구들이 설명하는 것을 기반으로 다르게 해석이 되어서 사실화를 하고 계속 소문은 퍼져나갔다. 비단 홍콩할매귀신 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 구조로 인해 다른 소문들이나 이야기들이 많이 유행했었다.

 

검증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이 미지의 두려움이라는 심리로 인해서 공포감이 커져 가는데 마침 당시에 인신매매도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홍콩할매귀신은 전국을 강타하고 각종 잡지에도 등장을 하더니 결국 뉴스에까지 나올 정도로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영구와 땡칠이 4탄

대응 편

위에 능력 편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지 말거나 말 끝에 '홍콩'을 붙이면 된다고 하지만 제일 좋은 방법은 영구와 땡칠이 4편 홍콩할매귀신을 한번 시청하는 것이다. (저 영화를 구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귀신들 중에는 인간의 사고와 문화에서 발생하는 귀신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 인간 스스로가 귀신을 만들어내고 두려워한다. 왜 영구와 땡칠이 4편을 보라고 했냐면 실제로 저 영화가 나오고 나서 홍콩할매귀신의 위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뽀뽀뽀에도 출현하고, MBC 어린이 인형극에서도 나오면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홍콩할매귀신은 오락거리로 변해 버린 것이다.

 

'처녀귀신'편에서도 언급했지만, 귀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귀신도 그 사람을 피해 간다. (벌벌 떨면서 큰소리치는 건 제외하자.) 아마 당시 사회적 파장이 일면서 홍콩할매귀신은 거짓이라는 사실로 퍼지면서 더 이상 미지의 존재도 아니었고 희화화 한 영화로 인해 아이들의 두려움은 점점 줄어들면서 홍콩할매귀신은 사라지게 된다.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말처럼 '인간의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라고 했다. 지금도 떠도는 인터넷 괴담, 유튜브 괴담도 홍콩할매귀신과 다른 형태일 뿐,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의 종류로는 동일하다. 실제로 몇몇 괴담들은 시간이 흐르고 진상이 밝혀지면서 더 이상 괴담이 아니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귀신이나 악마들의 존재도 정확히 밝혀지면 더 이상 두려움의 존재가 아닌 일상에 소소하게 존재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안 올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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