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한끼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

by DannyOcean 2021. 6. 4.
반응형

자살예방전화 1393

나는 30대 중후반에 거의 4년 동안은 정말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나의 욕심으로 인해 큰 빚을 지게 되면서 생활고를 겪게 되었고, 주변에 지인들은 모두 떠나갔으며, 안 그래도 마음이 피폐한데 형사와 민사까지 나 홀로 감당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 나이 때에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는 시기였지만, 나는 기약도 없는 미래를 살아가면 하루하루를 버텼다. 사실 부모님이 아시면 마음 아파하시겠지만 검색창에 4년 동안 여러 번 '자살'이라는 키워드를 검색을 했다.

 


위로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이 당시에 정말 힘들었던 건 미래가 없는 것이었다. 30대 중후반의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 할 나이에, 식당에 나가서 학생들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했는데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진상 손님들의 폭언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이렇게 번 돈은 생활비와 이자, 원금으로 모두 내고 나면 저축할 돈도 없었다. 게다가 인간관계 조차 최악으로 흘러갔었다.

 

안 그래도 망가진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누군가가 위로를 해준다고 하지만 절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 위로가 내 미래를 만들어 주거나 내 빚을 갚아줄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걸 내려고 놓고 싶다

그저 이때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정말 어디 가서 한 달 정도 쉬고 싶었지만 나의 빚과 이자는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냥 이 모든 걸 쉽게 끝내는 방법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면서 고통 없이 저 세상으로 가는 방법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당신이 만약에 30대 후반 직장도 없는 아르바이트에,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빚과 최악의 인간관계, 지쳐가는 재판들... 계속 좋지 않은 상황으로 악화되어 가고 이런 상황이면 극단적인 방법이 제일 손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내 무의식 구석에는 작은 꽃이 있다.

나는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겪은 적이 있어서,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당신을 이해한다.'라는 일반적인 위로는 딱히 하고 싶지 않다. 어떠한 위로도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힘든 시간을 겪고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정말 조금만 당신 자신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질까? 그냥 손쉽게 끝내자.'라는 생각이 만연해도 너무 나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저주하고 비하하겠지만 절대 당신의 삶은 저주받은 것이 아니다.   

 

그럼 나 자신을 어떻게 스스로 생각을 해야 하나? 나의 마음은 절망뿐인데...


원스턴 처칠

지옥을 걷고 있다면 계속해서 걸어가라.

-윈스턴 처칠-

 

당장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쉬워 보일 수도 있다. 잔혹하게 들리겠지만 당신은 어떻게든 걸어 나가야 한다. 걱정하는 가족을 위해서도 내가 진 빚을 갚기 위해서도 아닌 고결한 당신을 위해서 이다.

 

그렇다. 지금 당장에 당신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당신은 고결한 사람이다. 지금 당장에는 환경에 매몰되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지금 당신은 고결하고 괜찮은 사람인데 현재 당신이 모를 뿐이다. 주변 사람이 모두 떠났고,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고 해서 당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더 쉬워 보일 것 같지만... 정말 그럴까? 당장 목숨을 끊으면 모든 게 괜찮아 질까?

 


조금씩 나아가자

햇살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 처럼, 당신의 마음이 절망뿐이라면 그 이면에는 강한 햇살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당신이 지금 자살을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면, 삶을 걸어 나갈 수 있는 마음도 먹을 수 있다. 제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실행력과 용기력은 당신의 삶을 위해서 사용했으면 한다. 

 

걸어나가라. 계속 걸어 나가야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른다. 당장 내일 내 마음의 이면에 햇살이 등장할 수도 있고, 10년 20년 뒤에 햇살이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걸어가면서 어느 날 진심으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 당신에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나는 당신을 모른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이 공감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