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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코칭/투자 스터디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 1C 전매하다.

by DannyOcean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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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부사장님의 사임

지난주 2일(수)에 평소 신경도 쓰지 않던 한국밸류 가치펀드가 생각이 나서 요즘 어떤가 싶어서 들어가 보니 웬걸.... 작년 말에 한국투자 밸류자산운영의 총괄이신 이채원 님이 사임을 하신 것이다. 나는 투자를 한번 하면 내가 분석한 대상 꽤나 믿는 편이라(주관적이지만..) 이후에 특별한 이슈가 아니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2000년 중반부터 가입한 한국밸류 10년 투자증권 1C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장세가 좋지 않거나 위기가 찾아와도 이채원 님이 운용을 하는 곳이라 늘 그의 투자철학을 믿고 조금씩 적립식으로 돈을 넣고 있었고 따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사임을 했다는 글을 보고 나서 마음이 허전했다.

 


피터린치

보통 분들은 투자의 대가하면 워렌 버핏을 떠올리지만, 나에게 투자 가치관과 방식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피터 린치와 이채원 님이다. 20대 초중반에 주식을 공부한답시고, 한국보다 해외 주식시장이 역사가 있으니깐 해외 투자명서들을 찾아서 읽곤 했다. 하지만 정보통신공학과인 공돌이가 해외명서들을 읽고 한국 시장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2007년에 이채원 씨가 쓴 '이채원의 가치투자'를 읽자 몇 년 동안 뜬구름 잡던 나의 투자지식들이 갑작스레 퍼즐들이 딱딱 맞아떨어졌다. 이후에는 이 두 사람의 투자철학과 방식을 바탕으로 해서 나만의 투자 가치관과 방식을 만들어 갈 만큼 나에게 아주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이다.

 


이채원의 가치투자

2000년대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오렌지 혁명이라는 펀드의 유행과 더불어 가치투자가 조명을 받는 시기였다. 당시에 대부분의 펀드는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을 운운하면서 펀드를 홍보했지만 나는 펀드의 경우 누가 운용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나는 인덱스펀드를 제외한 나의 적립식 펀드는 오로지 이채원 님이 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뿐이었다.

 

20대에 펀드에 투자를 하면서도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펀드 수익률과 비교도 해보고 때론 펀드에서 매수한 기업이 있으면 나도 한번 분석을 해보고 추종매수를 한 기억도 있다.

 


최근에 투자했었던 삼성공조

30대 중후반에 환난을 겪고 다시 투자를 시작하면서 내 종목에 다시 편입되었던 삼성공조. 이 기업 역시 '이채원의 가치투자'에서 이채원 님이 생각하는 기준이 부합되는 기업이었고, 내가 다시 투자를 시작했을 때도 그 당시에는 괜찮은 기업이라 조금씩 매수를 했다.

 

19년도 3월 9,600원, 9월 8,740원으로 매수를 시작으로 20년 3월 코로라로 인해 폭락할 때, 3~5월까지 평균 5,000원대에 매수를 하면서 평단가를 약 6,800원으로 만들었는데. 올해 초에 순간 12,000대까지 오르면서 난 11,500원에 매도하고 나왔다. 그런데 지난주 수요일 기준으로 17,100원... 아직도 나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삼성공조에서 수익을 내고 나왔으니 다행이지만, 나의 투자 성향이 바뀌어서일까? 다시는 이런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에 분석할 때도 딱히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장주와 암호화폐의 성장

나는 꼰대이자 구닥다리라서 아직도 가치 투자니 뭐니 하면서 어설프게 따라 하려고 하지만 2010년 대에 들어서면서 성장주 위주의 편제와 더불어 암호화폐의 출현으로 2000년대에 지겹도록 들었던 '가치투자'라는 키워드를 더 이상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돈이라는 속성의 특성상 탐욕과 직결이 되어 있어서일까? 왠지 장기투자를 해야 할 것 만 같은 가치투자보다 빠르게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주는 성장기업들과 암호화폐가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 같다. 이게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자꾸만 투자 환경이 변해가는 것 같다.

 


한국밸류의 10년 투자

대충 이채원 님의 사임과 더불어 내용들을 찾아보니 2017년도에 들어서면서 투자환경이 바뀌고 하면서 한국밸류 투자증권을 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성장주들이 큰 수익을 내는 반면 가치주들은 약세로 인해 작년에는 마이너스 수익률까지 기록하게 된다. 이런 투자 환경으로 인해 본인만이 알겠지만 이채원 님이 내, 외부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바로 전매도

나는 이채원님의 사임글을 읽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매도를 했다. 2000년대에 가입했다가 거의 매도를 한 뒤에 2018년도부터 조금씩 매수를 했는데.. 18년도부터 기간은 2년 11개월. 원금대비 수익률은 약 38% 정도 되었다. 뭐.. 투자금이 워낙 작아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전매를 하니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 같았다.

 

한때 가치투자의 최고 펀드이자 1조 6천억까지의 덩치를 자랑했던 펀드였지만 지금은 규모가 반의 반토막까지 났다고 한다. 사실 나는 적어도 이채원 님이 2,700%의 수익률을 낸 피터 린치처럼 화려하게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 피터 린치가 정의한 기업의 여섯 가지 유형을 보면 무조건 가치투자를 고수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만두시다니.. 

 

아마.. 내 개인적인 상상이겠지만 코로나 시국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서 계속되는 원자재,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되면서 소위 가치주라는 것들이 성장주보다 주목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약 15년 넘게 가지고 있던 녀석을 그냥 끝내버리니..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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